[토고오소+형제들] 형제애
*토고오소아닙니다. 하지만 관점에 따라 토고오소쵸로가 살짝 보일지도...?
*욕에 민감하신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
"아~ 오늘도 얻은게 없네.."
파란색이던 하늘이 점점 주황빛으로 물들어가던 오후, 오소마츠는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기대감에 들떠서 갔던 빠칭코에서 돈은 다 털려버린체로 터덜터덜 걷던 오소마츠는 집 앞에서 누군가 기웃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고 평소 같았다면 집에 찾는 거라도 있는지 물어봤겠지만, 아무리 눈치가 없는 자신이라도 어디선가 본 듯한, 아니 본 적도 없다고 믿고싶은 살짝 양옆으로 찢어진 두 눈을 가진 정장을 입은 남성을 보자 등줄기에서 살짝 땀이 한줄기 흘러내리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오소마츠는 아무렇지 않은 척 후들거리다 못해 풀려버리려는 자신의 다리를 이끌고 몸을 더 벽 쪽으로 붙여버린 뒤 멀게 느껴지는 대문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였다.
"잠깐 시간 괜찮을까나...?"
"ㄴ..네? 저요?"
다 도착했다고 안도하며 대문 손잡이를 잡은 오소마츠의 손 위에는 아까의 그 남자의 손이 하나 더 올려져있었고 오소마츠는 손부터 시작해서 온 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은 감각을 느꼈지만, 살짝 떨리는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으며 시간이 괜찮냐는 그 남자의 말에 대답을 하였다. 한 명이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이면 닿을 것 같은 거리에서 오소마츠는 남자의 얼굴을 주시했고, 뒤로 숨겨 주먹을 쥔 손에서는 하얗게 질리다 못해 피부가 찢겨 피가 나려하였다.
그는 오소마츠가 너무 잘 알고있는 하지만 알고 싶지도 않은 '토고'였다. 오소마츠는 겨우 이 아저씨를 잊고 형제들과 잘 지내고 있었는데, 하필 자신의 앞에 나타난 그의 모습에 정신까지 혼미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소마츠의 입가에서 점점 미소가 사라지자 토고는 오소마츠가 확실히 자신을 알아봤다고 느꼈는지, 몸을 조금 더 숙여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지금... 알면서 그러는 건가?"
"ㅇ...아저씨, 어째서..."
"역시 그 반응... 그리웠어?"
시치미때는건 이제 소용이 없다는 것을 토고와 함께 했던 잠시동안의 끔찍했던 기억으로 알고있었던 오소마츠는 귓가에 불어온 기분 나쁘게 뜨거운 콧김을 피할 생각도 없이 잘 떨어지지도 않는 입을 움직여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을 수 있는건지 물으려하였지만, 이미 이 공포에 한 번 떨어봤던 몸은 내성이 생기지도 않았는지 철저히 공포에 복종하고있었다. 공포에 잘 돌아가지도 않던 머리에서는 곧 동생들이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지나쳤고, 동생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자신이 다치는 것 보다 싫었기에 오소마츠는 버티던 몸에 힘을 풀고 토고가 이끄는 곳으로 향했다.
**
"역시 쥬시마츠형 연습 도와주는건 힘들어"
"....그런가?"
"그런가... 라니 당연하지, 항상 도와주는 이치마츠형도 참 대단하다..."
자신은 야구연습을 더 하다 가겠다며 집가던 길에 다시 뒤를 돌아 공원으로 뛰어가는 쥬시마츠를 뒤로하고 이미 녹초가 된 토도마츠와 이치마츠는 집으로 향하고 있었고, 이치마츠는 마침 지나가던 자신이 돌봐주는 고양이가 있는 골목에서 사람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고양이들은 다 도망갔을까...?' 생각을 하던 도중 골목에서 검은 천을 뒤집어 쓴 사람 한명과 정장을 한껏 차려입은 사람이 함께 나오는 것을 보았고, 이치마츠가 잠시 멈칫하며 그 쪽을 쳐다보자 핸드폰으로 열심히 채팅을 하던 토도마츠도 그들을 쳐다보았다.
"이치마츠형, 저거 오소마츠형 같지 않았어?'
"음..... 그런것같기도 하고"
"에... 저렇게 유행에 뒤쳐지는 빨간 운동화 신고 다니는 사람이 오소마츠형 말고도 또 있으면 안쓰러운걸?"
"토도마츠"
갑자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이치마츠에 패션센스가 오소마츠 같았던 그 사람을 걱정하던 토도마츠는 이치마츠가 손으로 가르키고 있는 곳을 쳐다보았고, 그 곳에는 살짝 삐져나온 빨간색 옷자락이 자리잡고 있었다. 둘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신발색과 옷의 색을 일치시킬 사람들은 이 근방에서는 적어도 자신들 뿐이라고 생각했기에 이상함에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조금 더 바삐했다.
드디어 도착한 집에는 왜 인지 모르게 오소마츠가 없었고, 집에 남아있었던 쵸로마츠와 카라마츠에게 물어보자 '아마 빠칭코갔겠지' 하고 또 돈만 날린다며 욕하는 소리만 다시 들려올 뿐이었다. 항상 답없는 장남이라고 욕을 해도 둘은 걱정이 된 것인지 모두를 거실에 모았고, 마침 들어온 쥬시마츠도 합류해서 빙 둘러 앉았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토도마츠가 어느샌가 찍은 사진을 놓고 말문을 열었다.
"자... 여길 봐, 이렇게 가는 사람이 있던데, 이거 확실히 오소마츠형 신발아니야?"
"이게 오소마츠형임검까!"
"응. 아마도 그런 것 같기는 한데..."
"형님이 왜 이런 남자하고 있는 건가?"
"그게 이상하다는 거지"
말을 끝내고 '그리고 그런 반짝이는 바지 집에서는 좀 벗고 있으면 안 되?' 하며 핀잔을 주는 토도마츠에 카라마츠는 자신에게만 멋져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역시 내 심오한 패션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군, 브라더' 하며 모두의 째림을 받고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그래도 가장 정상같은 쵸로마츠는 계속 그 사진만 주시하고 있었고, 아무 생각 없이 고양이만 쓰다듬던 이치마츠가 왜 그러냐며 이름을 불렀고 그제야 정신을 차린 것인지 쵸로마츠는 모두에게 입을 열었다.
"그래, 나도 이렇게 입고 다니는 건 오소마츠 밖에 없다고 생각은 하는데 일단 형이 말한건 없으니까 조용히 있어볼까?"
"쵸로마츠형 그래도..."
"한번만, 이번 한번만 장남을 믿어보자구?"
쵸로마츠는 자신도 불안하지만 오소마츠가 자신에게 중년의 남성이 다가오는데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려 하지도 않아서 그를 믿자고 모두를 보며 말했고, 마음 먹은 듯한 그의 표정에서 카라마츠도 '나도 브라더의 뜻에 동의한다' 하며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쳤고 형님들이 모두 결정을 내리자 동생들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오소마츠를 믿기로 하였다. 그렇게 소집되었던 긴급회의가 해산되고 몇 시간이 지났을까, 오소마츠가 '다녀왔어!' 하며 힘차게 방문을 열어재꼈다.
"장남이 되서 제일 늦게 들어오냐?"
"아, 미안미안~"
오늘도 핀잔을 주고 능글맞게 쵸로마츠의 말을 넘겨버리는 그를 보며 쵸로마츠는 물론 형제들도 평소와 다른것은 없어보이는 그의 모습에 속으로는 안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두들 '오소마츠에게 아무일도 없기를' 하며 마음 속으로 빌며 장난을 치고있을때 단 한명만이 '동생들을 지킬 수 있기를' 하고 빌고 있었다.
**
그렇게 회의가 끝나고 한동안 평소처럼 귀가하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모두들 헛 된 걱정이라고 생각할때 즈음 갑자기 오소마츠의 귀가시간이 늦어지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늘이 온통 까만 10시 임에도 불고하고 오소마츠가 들어오지않자 모두들 다시 긴급비상회의를 시작하였다. 그러자 이치마츠와 쥬시마츠가 하나의 수첩을 들고왔다. 그 수첩 속에는 1달 정도 오소마츠의 귀가시간이 적혀있었다.
"와... 형들은 정말 이럴땐 철저하구나?"
"뭐... 딱히"
"그래서 이게 어쨌다는건데, 이치마츠?"
이치마츠는 입을 막고있던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렸고 그 옆에서 쥬시마츠는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웃었다 하며 맞장구를 쳐주고 있었다. 오소마츠의 귀가시간은 그들이 재기 시작한지 10일 정도는 같거나 비슷하였지만 20일간 갑자기 귀가시간이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늦어지고 있었다. 8시 05분, 8시 14분, 8시 08분 8시 26분 등 교묘하게 왔다갔다하는 귀가시간은 몇 분 정도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형제들의 입장에서는 눈치챌 수가 없었지만, 고양이 밥 시간을 지켜야했던 이치마츠와 운동시간을 지켜야해서 시간에 예민했던 이치마츠,쥬시마츠 둘은 알아채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그들이 한참을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 토론하고 있을 때 문이 열리며 오소마츠가 들어왔고 모두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척 다시 자신의 일을 시작하였다.
"뭐야뭐야? 횽아 빼고 뭐하고 놀고있었어?"
"오...어...브라더 아무것도 아니었다."
"맞아, 했다고 해도 오소마츠형 뒷담화였겠지?"
당황해서 연기를 아주 못했던 카라마츠를 도와주 듯 토도마츠가 미소지으며 오소마츠에게 말하였고 오소마츠는 '에엑? 너무해!' 하며 불쌍하게 우는 척을 하였다. 그렇게 오소마츠가 돌아온 뒤 그들은 잠시 별거 아닌 이야기로 투닥거리기도 하고 웃고 떠들다가 잠이 들었다. 물론 여기서 진심으로 웃고 떠든 사람이 진정으로 있을 것 같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그렇게 계속 아무 일도 없었던 어느날 오늘도 조금 늦었지만 9시 쯤에 집에 들어온 오소마츠를 형제들은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반겨주었다. 춥다며 코타츠 속으로 들어온 오소마츠의 등 뒤에서 고양이와 놀고있던 이치마츠는 오소마츠의 후드 뒤쪽에 거뭇한게 묻어있던 것과 목쪽에 생긴 살짝 큰 빨간 점과 손톱 모양에 의문이 들었고, 요즘 이상한 일은 없었지만 아직 걱정이 되었던 그는 오소마츠에게 물었다.
"오소마츠형, 목 뒤에 모기라도 물린거야?"
"음...??? 모기라니. ㅇ..이런 겨울에 그럴리가 없잖아?"
"형님, 잠시 뒤로 돌아보지 않겠는가?"
"아..아니? 괜찮아. 빠칭코에서 뭐가 묻었나보지. 화장실 다녀올게!"
오늘따라 그답지 않게 작은 질문에도 놀라는 그의 행동에 모두들 뭔가 있다고 느꼈고, 오소마츠가 화장실에 간다며 떠났지만 모두들 문 쪽만 아무말 없이 주시하고 있을뿐이었다. 모두들 그 답지 않은 행동에 놀란 것 인지 아니면, 걱정하는 것 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두들 그렇게 정적만 흘렀고, 잠시 뒤 옷까지 갈아입고 들어온 오소마츠의 모습에 모두들 알 수 없는 위화감에 사로잡혔지만, 모두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하며 입을 꾹 다물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
여느때와 다름 없는 아침 쥬시마츠의 호들갑으로 깨서 탁자에 모여 밥을 먹던 그들은 오소마츠가 없다는 것을 느꼈고 아침이니까 빠칭코라도 간 것이겠지 하며 넘겼다. 하지만 걱정은 된 것인지 모두들 하루종일 밖으로 나가지 않았고, 계속 자신의 일을 하다가도 문 쪽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치마츠는 고양이와 놀아준다는 핑계로 저번에 오소마츠같은 사람을 보았던 골목 쪽을 한번씩 돌아보고 왔다.
어제보다 더 늦은 밤, 밝은 달이 하늘 중간에 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소마츠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형제들 역시 외출옷에서 잠옷으로 갈아입지 않고 앉아있었다. 이런 분위기가 싫었던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아니면 모두들 이 이야기를 꺼내기 힘들어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인지, 카라마츠는 그래도 오소마츠가 없는 지금 자신이 가장 형님이라는 생각에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서서 소리쳤다.
"My 브라더들, 우리 함께 형님을 찾으러 가보지 않겠는가!"
'오소마츠형 찾으러 가는거야? 그런검까?! 찬성찬성!!"
카라마츠의 말이 끝나고 쥬시마츠가 맞장구를 치자마자 모두들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섰고, 모두들 저번에 오소마츠가 목격된 곳으로 향했다.
**
"토도마츠, 저번에 여기서 본거 맞아?"
"응 맞아 그치 이치마츠형?"
소리없이 끄덕이며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던 이치마츠의 시야에 저번같은 천을 둘러 쓴 사람이 멀리서 걸어가는 것을 발견하였고, 평소 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자기 마음대로 천천히 걷던 이치마츠가 갑자기 뛰자 모두들 뭔가 발견했다고 생각하고 그의 뒤를 따르기 시작하였다. 언제나 고양이와 다녀서 걸음이 빨랐던 이치마츠를 따라 헉헉대며 뛰던 그들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빛도 들지 않아 어두운 골목의 모퉁이에 기대어 서자 양쪽으로 흩어져서 골목에 귀를 귀울였고 중간중간 말소리가 들려왔다. 말소리의 높낮이와 말투가 각각 조금씩 다른 말들이 오가자 카라마츠는직감적으로 저곳에는 오소마츠와 정장남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더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름이.....츠...푸핫..."
"와.......이 새...........아봐..."
"와........미친........"
골목에는 비속어가 오가고 낮게 깔린 목소리와 함께 내뱉어지는 숨소리들만에 맴돌고 있었다. 하필 달이 구름에 가려 골목 안은 사람의 형태만 보일 뿐이었다. 사람의 형태로 보았을 때, 몇 명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고 한명이 무릎꿇고 앉아있었다. 그리고 한 명 아마 정장남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담배를 물고 벽에 기대어서 흥미롭다는 듯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모두들은 지금 상황에서 가장 형인 카라마츠를 쳐다보고 있었고, 카라마츠도 평소의 허세를 부리는 눈이 아닌 살기어린 눈으로 골목 안을 흘깃보고 있었다.
그렇게 상황만 지켜보기를 계속하고 달도 이제 하늘의 중심에서 멀어지려 시도할때 였다. 달이 기울어 조금 비치는 골목안에는 빨간 후드를 입은 남자, 아니 오소마츠가 있었고, 구름이 달을 교묘하게 가려 정장남의 얼굴을 비췄을 때 모두들 그것이 토고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토고는 오소마츠 뿐만 아니라 형제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이자 혐오의 대상이었다. 토고라는 것을 깨닫자 모두들 주위의 공기가 차갑게 식어버린 것 만 같았지만, 지금은 어릴때도 아니고 모두가 모여있으니 해볼만도 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뭔가로 입이 막힌 사람의 긴급한 신호가 들려왔다.
"으읍...으읍! 아...으읍"
"뭐야? 지금 너도 즐기고 있던거 아니야?"
"이 새* 봐라? 지금 그렇게 더러운 꼴을 하고 빌면, 들어줄것같아?
"으으읍...읍읍!"
"와 씨*.... 이 새끼 진짜 남창소질 있는거 아니야?"
"크큭... 그럴지도?"
"와... 저 새* 보니까 꼴린다..."
비속어가 난무하는 가운데 마지막 남자의 말을 마지막으로 오소마츠의 음성은 더욱 더 긴급해졌고,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카라마츠가 들어가려하자 쥬시마츠가 재빨리 손목을 잡으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고, 쵸로마츠를 지목하였다. 쵸로마츠의 표정에는 금방 한사람이라도 죽일 수 있다는 살기가 어려있었고, 누구든 자신보다 먼저 들어가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가 손에 들었던 뾰족하고 큰 돌덩이 하나는 그의 손을 떠나고 없었다.
그의 손을 떠난 돌은 정확한 궤도를 그리며 토고의 머리로 날라갔고, 그 돌덩이에 맞은 토고가 뒤를 돌아봄을 신호탄으로 모두들 달빛을 등지고 골목을 향해 걸어들어갔다. 5명이 함께 골목 안으로 들어서자 모두들 잠시 누구인지 고민하였지만, 토고는 금방 오소마츠의 동생들 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누가 봐도 수적으로 자신들이 유리한 상황. 그는 절대 굽히지않고 오히려 자신은 이길 수 있다는 듯 행동하였다. 여기서 그가 한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다면, 그 양아치들이 누군지 알아보지 않았다는 거라고 할 수 있다.
"에? 모두모두 여기서 뭐하는 거야?"
"ㅈ..쥬시마츠 선배님?!"
"헤에... 지금 야구연습사간도 아닌데 지금 내 앞에 있네?"
"쥬시마츠, 아는 녀석들이야?"
"응! 내가 정말정말! 좋아했었던 후배님들!"
토고가 아무것도 모르고 오소마츠를 더럽히고 싶어서 데려왔던 이들은 모두 쥬시마츠의 후배들이었고, 선후배질서가 바르게 잡혀있던 그의 학교의 사람들은 아무리 학교 밖이라도 선배들에게 잘 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야구부의 에이스로 잘 나가는 쥬시마츠의 형제를 건드렸으니 이제 학교생활은 접어야하는 것과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평소의 미소를 띄운체 한명 한명 바라보자 모두들 겁에 질린체 골목을 뛰어나갔고, 이제 토고와 육둥이들 뿐이었다.
토고를 제외한 적들이 사라지자 5명은 오소마츠를 살폈고, 오소마츠는 이미 몸 이곳저곳에 아까 그 남자들의 더러운 정액이 흐르고 있었고, 아까 난 그 소리의 결과인지 옷도 찟어져서 밤이 아니라면 그의 몸이 그대로 보였을만큼 오소마츠는 더럽혀져있었다. 그런 오소마츠를 본 카라마츠와 쵸로마츠는 낮게 욕을 내 뱉었고, 1:5의 싸움이 될 것을 직감적으로 느낀 토고는 어쩔줄 몰라하였다.
"이...이런 씨* 애새끼들이..."
"어이... 아저씨, 우리들한테 애새끼라니.... 나이 많이 쳐 드셔서 기쁘시겠어요?"
"이...이... 지금 거기에 멈춰있지 않는다면, 이 녀석 죽을지도 모른다고?!"
"어이... 아저씨 우리 형한테서 그 칼 내려놓는게 좋을텐데??"
당황한 토고의 욕설에 당당하게 받아친 이치마츠가 불만이었는지 아니면 무시당했다고 생각해서 짜증이 났던 것인지 토고는 품에 지니고 있던 칼을 오소마츠의 목 앞에 가져갔고, 그 모습을 보던 토도마츠는 평소처럼 살짝 애교가 섞인 목소리로 하지만 낮게 까려있는 목소리로 토고에게 경고를 하였고, 증거영상으로 찍던 동영상을 멈췄다.
그리고 동영상이 멈추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그 곳에는 밤과는 어울리지 않는 둔탁한 소리들이 맴돌았다. 아무리 무기를 들고있다고 하여도 5명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인데다가 모두들 한마디로 빡돈 상태여서 토고는 일방적으로 맞고 있었다. 그렇게 맞던 토고는 이렇게 맞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것인지 칼을 잡은 손을 이리저리 휘둘렀고, 그 손 덕에 팔 위치에 가장 근접해 있던 이치마츠의 얼굴에 길게 상처를 내고 말았다. 따가운 감각과 함께 볼에서 따뜻한 액체가 흐르는 느낌이 들었던 이치마츠는 손으로 얼굴을 닦아 보았고 이내 묻어나는 피에 흥미롭다는 듯 웃었다.
"어이 아저씨....."
"크...케헥...무...뭐야"
"지금 이거 보여요? 피 나는거? 이제 단념하시는게 좋을텐데?"
".....아...알았어....크윽...컥... 이..이제 그만!"
있는 힘을 다해서 소리친 토고를 보고도 이치마츠는 칼만 빼았아 들고 자신이 원하는 대답이 나와 기쁘다는 듯 조소를 지으며 계속 밟아댔다. 그렇게 모두가 토고를 때리고 있을 때. 누군가 갑자기 희미한 목소리로 '이제 그만!' 하고 숨이 끊어질 듯 소리를 질렀다. 싸움의 뒤로 빠져서 오소마츠를 챙기고 있던 토도마츠는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였고, 그의 말에 모두들 거짓말처럼 발과 손을 멈췄다.
"이제 그만...하아... 저 녀석 같이 되는건 내가 용서 못해...'
"형님... 분하지도 않은건가!"
"카라마츠? 그리고 모두들... 날 구하러.. 온거 였지? 그럼... 내 말대로 해 줄래?"
"하아....어쩔수 없네, 가자 모두들"
카라마츠의 말을 마지막으로 이치마츠와 쥬시마츠는 자신이 입고있던 겉옷을 벗어 덜덜 떨고있는 오소마츠에게 덮어주었고, 카라마츠는 토도마츠를 도와 그를 일으켜세웠지만 맞은 것 때문인지 다리에 힘이 풀린 것인지 그는 일어서 있지를 못하였다. 그런 오소마츠를 본 쵸로마츠는 분노감이 도저히 식지를 않아서 이치마츠가 떨어뜨려놓았던 칼을 집어들고 그대로 토고의 다리에 꼽았다. 그러자 그의 다리에서는 피가 튀어올랐고, 튄 토고의 피 조차 더럽다는 듯 손을 닦은 그는 카라마츠에게 가서 자신이 오소마츠를 업겠다고 하였다. 카라마츠는 자신도 많이 힘들텐데 업는게 가능하겠냐고 했지만, 쵸로마츠는 괜찮다는 듯 살짝 웃어보였다.
**
그렇게 모든 사건이 종결되고 집으로 가는 길 쥬시마츠,토도마츠 그리고 이치마츠는 얼굴의 흉을 걱정하고 있었고, 카라마츠는 오소마츠를 업고 있는 쵸로마츠와 동생들을 번갈아 챙기고 있었다. 그리고 카라마츠가 잠시 동생들을 챙기고 있을때 조용하던 쵸로마츠가 가만히 입을 열었다.
"어이 오소마츠..."
"응 쵸로마츠, 형아 여깄어"
".....왜 우리한테 말 안한거야?"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이제 알고 있으니까 말해봐, 토고가 나왔다는거 2달간의 시간이 있었는데 왜 말 안했어?"
"............."
"설마 우리를...우리를 못 믿은거야? 그런 짓이나 한다고 미워할까봐?"
"하하....장남이 되서 동생들을 못 믿다니... 아니야, 단지..."
오소마츠는 쵸로마츠만 들리게끔 작게 귓가에 '우리 동생들이 아직 난 걱정이 되서 말이야..." 라고 대답을 속삭여 주었고, 쵸로마츠는 언제나 어린이 같지만 장남역할을 잘 해주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그 모르게 살짝 미소가 걸려있었다. 말을 마친 오소마츠는 춥다며 찡찡거렸고 그 말을 들은 모두들은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이라도 벗어서 덮어주려 하였고, 그런 모습에 아픈 입을 살짝 벌리고 웃던 오소마츠는 활기차게 말하였다.
"내 동생들 모두 고마워...!"
그런 오소마츠의 말에 모두들 멋쩍어 하면서도 미소가 입에 걸렸고, 2달 보통 사람들에게는 짧았겠지만 이들에게만은 길었던 마츠노가의 긴급 사태는 그들이 가는 길을 비춰주는 달빛과 함께 막을 내렸다.